NO:140 | 제목:2021년 출시되는 신차 3 | 글쓴이:서기 |
PORSCHE 911 Carrera 포르쉐 911 카레라는 보통명사 같다. 스포츠카 하면 포르쉐 911, 포르쉐 911 하면 스포츠카가 떠오르니 말이다. 고유명사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보통명사처럼 보편적 상징성을 획득한 것이다. 그런 모델을 대할 때는 어쩔 수 없다. 눈을 가늘게 뜨기보다는 동그랗게 뜨고 감상한다. 포르쉐 911은 항상 그랬다. 판단하기보다 음미하고, 비교하기보다 감탄했다. 단지 유명세에 짓눌린 건 아니다. 때때로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포르쉐 911은 가치를 증명하고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이번 신형 911 카레라는 코드명 992의 시대를 열었다. 얼핏 봐서는 디자인이 바뀌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전 세대 코드명 991이 도입한 현대적 인상을 그대로 유지했다. 안 바뀐 듯 바뀐 형상은 직무 유기가 아니다. 정체성을 보존하며 미래로 나아간다. 그럴 수 있는 자동차는 몇 없다. 그래야 하는 자동차 또한 몇 없다. 1963년 등장한 이후로 911만의 형상은 코카콜라 병처럼 이어졌다. 물론 크기와 세부 요소는 달라졌다. 신형 911은 전 세대보다 앞바퀴 트레드가 넓어지고 뒤 펜더 굴곡이 더 풍만해졌다. 예전 터보 모델처럼 보인다. 이제는 차별을 두지 않고 통일했다. 엉덩이에는 가변 스포일러도 달았다. 속도에 따라 날개를 펴고 접는 진보한 기술은 스포츠카엔 필수니까. 외관의 변화는 시각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는다. 이런 변화는 조종성과 연결된다. 넓어진 앞바퀴 트레드는 안정적으로 노면을 움켜쥘 힘을 얻는다. 가변 스포일러는 더 유연하게 다운포스를 빼어 쓴다. 가장 큰 변화는 엔진 위치다. 911은 뒤에 엔진을 달고 뒷바퀴를 굴린다. 물리적으로 불리한 구조다. 이런 단점을 고유한 특징으로 극복했다. 기술이 담보된 고집이야말로 911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번에 엔진을 조금 앞으로 옮기며 미드십 스포츠카처럼 무게를 배분했다. 물론 운전자는 무게중심을 체감하지 못할지 모른다. 대신 종합적으로 느끼게 된다. 그다음 탄성 섞인 감탄사를 뱉을 거다. 이렇게 편한데 빨리 달릴 수 있다니. 전 세대부터 발화한, 누구나 편하고 보다 빠른 스포츠카라는 특징이 신형 911에서 완성됐다. 그에 맞춰 실내도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적극 활용해 새로 짰다. 스포츠카의 날 선 감각보다는 고급 자동차의 차분한 질감을 대입했다. 장식처럼 작아진 기어 노브는 이제 911의 영역을 스포츠카에만 가두지 않는다. 운전자에게 일체감을 주는 고급 ‘자동차’로서 911은 영역을 확장했다. 물론 여전히 마음먹고 달리면 스포츠카의 본성을 여지없이 드러내지만. _ 김종훈(자동차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 엔진 F6 트윈 터보 최대출력 392마력 복합 연비 8.2km/L 가격 1억4240만 원 LINCOLN Aviator PHEV Grand Touring 이 분야의 전문가는 미국이다. 크고 넓은 사륜구동 SUV의 아름다움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힘 좋은 주행과 안전성 면에선 일가견이 있다. 그래도 투박한 디자인이나 황량한 실내는 예민한 국내 소비자와 맞지 않았다. 링컨이 출시한 2세대 에비에이터는 미국산 대형 SUV의 장점과 프리미엄 사양을 동시에 품었다. 이제 대형 SUV를 떠올릴 때 흙먼지 날리며 비포장도로를 질주하는 투박한 모습 대신, 메트로폴리탄을 우아하게 주행하는 링컨 에비에이터를 떠올려도 되겠다. 비행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외관은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섞어 우아하면서도 강인하게 완성했다. 링컨의 정체성이 담긴 화려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개를 형상화한 헤드램프, 하단에 별도로 배치한 LED 주간 램프가 잘 나뉜 각 프레임에 담겼다. 가장 인상적인 건 측면이다. 5m가 넘는 전장(5065mm)이지만 행의 적절한 길이와 바퀴의 위치, 미세한 경사의 루프 라인으로 인해 부담감이 없다. 차체가 압도적 사이즈인 것은 맞지만, 실제로 다가서기 전까지 스케일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후미의 수평 디자인(테일 램프, 머플러)과 곳곳에 배치한 크롬 마감 처리도 우아함과 모던함을 더한다. 실내는 항공기의 일등석을 옮겨놨다. 수평 레이아웃을 적용해 높게 위치한 센터 콘솔,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 등 내비게이터에서 선보인 디자인 요소를 계승했으며, 가죽과 글로시 버튼, 크롬 장식 등으로 마감해 화려하지만 넘치지 않는(질리지 않는) 요소를 더했다. 3개의 프레임으로 나뉜 30-Way 시트는 미세한 각도 조절까지 가능해 퍼펙트 포지션을 찾을 수 있으며, 모든 시트에 열선과 통풍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해 패밀리카로서 섬세함까지 챙겼다. 시승한 모델은 링컨 에비에이터 PHEV 그랜드 투어링으로 뒷바퀴 굴림 기반의 사륜구동 가능 모델이다. 6기통 트윈 터보 3.0리터 가솔린엔진과 최대출력 75kW/2500rpm의 전기모터를 달아 순수 전기 모드와 가솔린 모드, 복합 모드 세 가지로 주행 가능하다. 2톤이 넘는 육중한 무게(2685kg)지만 놀라울 정도로 반응 속도가 좋다. 순간 가속이나 급커브 시 날카롭기보다 곡선을 그리며 반응한다. 바람과 엔진 소음도 잘 잡아 고속도로 주행에도 큰 거슬림이 없다.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복합 30km 주행이 가능해 짧은 출퇴근 시에도 적합하다. 크고 넓은 실내, 힘 있고 민첩한 주행, 여기에 프리미엄 감성과 편의 사양까지 원한다면 옵션은 별로 없다. 링컨 에비에이터는 당분간 그 상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_ 조재국 SPECIFICATION 엔진 3.0리터 트윈 터보 V6 최대출력 가솔린 405/5,500rpm, 전기 75kw/2,500rpm 복합 연비 휘발유 9.3km/L, 전기 2.4km/kWh 가격 9850만 원 HYUNDAI Tucson 보통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면 훌륭한 연비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새로운 투싼 하이브리드는 동력과 주행 성능을 첫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180마력을 내는 스마트 스트림 1.6 터보 가솔린엔진에 모터가 힘을 보태 시스템 출력이 230마력에 달한다. 모터 특성상 토크가 처음부터 뿜어져 나와 가속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전기차처럼 튀어나간다. 그렇다고 연비가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공인 복합 연비가 15.8km/L인데 아무리 매몰차게 몰아붙여도 12km/L는 꾸준히 보여준다. 승차감도 꽤 탄탄하다. 대부분의 주행 상황에서 SUV답지 않게 좌우 롤링도 적고 앞뒤 피칭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다. 뒷바퀴가 땅에 떨어질 때 ‘쿵’ 하곤 끝이다. 이런 승차감은 최근 현대기아자동차가 출시한 하이브리드 SUV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부분이다. 운전대를 통해 느껴지는 움직임은 한 사이즈 작은 차 같다. 굽은 길을 달릴 때면 이따금씩 앞코가 찌르듯 코너 끝을 향해 파고들 만큼 매섭다. 투싼 하이브리드에는 E 핸들링이라는 기술이 들어갔다. 선회할 때 전기모터가 적절하게 제동 및 구동 토크를 발생시켜 조향 응답성과 선회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그래서인지 최근 만나본 현대 SUV 중 핸들링이 가장 좋다. 물론 여기에는 저중심 설계로 만든 N3 플랫폼의 역할이 크다. 몸집은 이전 세대 대비 15cm 길어졌다. 그 덕에 실내 공간이 동급 SUV 중 최고 수준이다. 2열 레그룸을 비롯해 헤드룸과 숄더룸 어디 하나 광활하지 않은 데가 없다. 결정적인 부분은 등받이의 조절 범위다. 최대한 젖힐 경우, 안마 의자처럼 편안하다. 트렁크 공간도 마찬가지. 위급 SUV인 싼타페와 비교하더라도 비슷한 수준. 물론 단점도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2열 시트 밑에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불룩 튀어나온 탓에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상당한 각도가 생긴다. ‘차박’이 트렌드가 된 요즘이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_ 이재림(자동차 칼럼니스트) SPECIFICATION 엔진 I4 싱글 터보 최대출력 230마력 복합 연비 15.8km/L 가격 3155만 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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